10월의 하늘이 여수동 연꽃마을에 내려앉았다. 국화꽃이 가을 햇빛을 받아 주변의 단풍과 어울려 더욱 환하다.
겨울에서 봄, 이 가을까지 100여 점이 넘는 꽃 사진 속에 회원들의 수고로움이 아파트의 풍경과 함께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해에 이어 10월 9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 꽃사모(꽃을 사랑하는 모임) 사진전이 어느새 세 번째 전시회를 마치면서 회원이 늘고 작품 수준도 향상됐다고 한다.
“모두 우리 아파트에 핀 꽃들이네!”
“정성들이 대단하네!”
“꽃 이름과 꽃말까지 알 수 있어서 더 좋네!” 꽃 사진을 보며 대화가 오갔다.
첫날 하루 소소한 물건을 진열하고 알뜰 판매대도 준비했다. 서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재미도 느꼈다.
권화식(93·꽃사모 회원) 어르신은 “꽃사모 회원을 하면서 재미있고 즐거워요. 아침 8시면 학교 앞 교통안전 활동에 참여하고, 경로당에서도 활동해요. 꽃씨를 받아서 뿌리고, 모종을 심고 가꿔 꽃을 피웠어요. 회원으로서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나를 회원으로 인정해 주고, 활동할 수 있어서 고맙고 흐뭇해요”라며 노익장을 자랑했다.
이점분(하대원동) 씨는 “지인을 통해 꽃 사진전 소식을 듣고 함께 왔어요. 아파트 공간에 가을 향기가 물씬 풍기네요. 가을 단풍과 잘 어울리네요. 꽃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잘 찍으셨어요. 참 아름다워요”라며 차를 나누며 이야기에 빠졌다.
정인숙(꽃사모) 회장은 “주민들은 꽃 사진을 보면서 몰랐던 꽃 이름을 알게 됐다고 해요. 꽃 사진 작품 수도 늘었고, 사진전을 통해 회원도 늘었어요”라며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사진전이 반상회가 없는 요즘 주민들 만남의 장이 돼 서로의 힐링 공간이 됐어요. 우리 아파트에 다양한 꽃들이 피고 자라고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게 되고, 칭찬과 격려의 말 한마디가 그동안 회원들의 수고함이 더욱 값진 사진전의 결과로 남게 됐어요”라고 덧붙였다.
칭찬과 격려해 주신 도촌동 유미령 동장과 마지막 날 서재섭 중원구청장의 격려가 힘이 된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원들은 말했다.
오롯이 주민들의 손으로 꽃 사진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좋아해 줄 주민들의 기대에 힘입어 마음을 쏟았다는 회원들. 오가는 주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만남의 장이 됐고, 입주민대표회에서 현수막과 국화 화분을 지원해 주셨다고 고마운 인사도 잊지 않았다.
사진 작품 나눔을 통해 이웃을 더 많이 알게 되는 기회, 그 소중함을 꼭꼭 간직하고 싶다는 아름다운 ‘꽃사모’의 진심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