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화랑공원 맨발 황톳길, 7월 10일 오후 비 오기 전 이곳을 찾았다. 광장을 가로질러 다리를 건너 야자 매트가 깔린 초입에 들어서자 갑자기 비가 내렸다.
황톳길을 걷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황톳길을 걷고 비를 피해 그네에 앉아 있는 시민을 만났다.
"황톳길은 처음이신가요? 어떠세요?"
남종우(61·백현동) 씨가 “아파트 앞에 놓인 『비전성남』을 보고 한번 가봐야지 하고, 오늘 오게 됐어요”라며 갑자기 비가 내려 미끄러울 것 같아 비 그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제기 어릴 때 시골에서 모내기할 때 일손을 돕겠다고 들어섰던 논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었어요. 밭농사가 많았는데 우리 밭이 흙이 황토였어요. 쟁기로 갈아놓았을 때 그 부드러움이 느껴졌어요.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네요.”
남 씨는 이어 “15년 전만 해도 휑하던 곳이 이제는 돌아볼 것도 많은데 운동할 곳까지 생겨서 좋습니다”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세족장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시원한 물줄기가 발에 묻은 황토를 씻어준다.
다시 반대쪽 황토체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발장과 세족장에 비 가림까지 돼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고,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이 깔끔하니 눈에 들어온다.
화랑공원 맨발 황톳길(350m)에는 풋토존(FOOTO Zone)이 2곳, 황토체험장이 2곳 설치돼 있다. 풋토존에는 “이곳은 황톳길 들어가기 전 맨발로 자연을 느끼는 어싱(Earthing) 구간이며 사진을 촬영하는 구간입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넓은 황토체험장 2곳은 습식 황토 구간으로 맨발 전체로 황토와 자연을 감상하고 치유하는 체험장이다.
비가 내리는 황토체험장을 계속 돌다 멈추고 제자리에서 걷기도 하면서 황토의 매력에 빠져있는 백현동 홍종대(67)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맨발 황톳길이 만들어지기를 많이 기다렸습니다. 중앙공원, 율동공원을 걸어봤지만, 이 정도면 정말 좋습니다. 그늘도 있고 햇빛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고 만족스럽습니다. 개장식 전인데도 걸을 수 있게 해 주시니 참 좋습니다. 수술 후 맨발 걷기를 산에서 했는데 이제 여기 황톳길을 걸으면 잠이 더 잘 올 것 같고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세금 내는 보람 있네요”라고 웃으면서 아주 만족하다고 했다.
사진을 한곳 놓친 곳이 있어 비 그친 다음 날 아침 다시 화랑공원 맨발 황톳길을 찾았다. 전날 비 올 때 황톳길에서 만났던 백현동 남종우 씨가 황톳길을 걷다가 반갑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넨다. “매일 걸으시고 건강하세요”라고 답례 인사를 했다.
넓은 황토체험장이 시작되는 곳은 큰 도로 바로 옆이어서 접근하기에 좋다.
화랑공원 맨발 황톳길 옆에는 생태호수와 판교환경생태학습원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족장 건너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있는 건물들로 인해 화랑공원 맨발 황톳길 찾기가 쉬워 보인다.
판교의 허브 화랑공원 맨발 황톳길을 걷는 시민들의 건강한 모습을 기대한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