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을 제외하곤 도서관 이용이 뜸했을 대다수 시민들은 도서관을 어떻게 기억할까?
도서관도 정보기술 발달, 급격한 사회 변화를 수용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지식정보 게이트로서 가상서가와 같은 다양한 정보접근점 제공, 지역공동체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박물관·기록관·도서관 기능을 통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등 여러 기능과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무엇보다 변화된 학습과 정보습득 환경, 이용자들의 요구, 사회의 트렌드를 반영해 현대적이면서도 여유로운 공간으로 변하는 중이다.
지난해 연말 공사를 마친 수정도서관 3층 ‘모두의 공간’은 독서와 쉼, 강연·공연·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향유공간이다. 지역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 지역 작가와 예술가, 시민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미디어 창작공간도 구성됐다.
모두의 공간은 문이 없는 입구, 높은 천장, 나란히 바깥 풍경을 선물하는 긴 창문들, 밝고 아늑한 조명, 막힘 없이 넓디넓다. 창가를 중심으로 곳곳에 놓인 빈백(beanbag)과 소파 등 편안한 의자와 전자책 열람코너는 독서와 사색을 즐길 이용자를 기다린다.
창문과 마주한 1인용 빈백은 나만의 자리로 충분하다. 여러 색으로 채운 벽, 직원들이 직접 제작한 중앙의 책 트리는 함께 또는 혼자 즐기는 포토존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1년 스마트 K-도서관(미디어 창작공간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돼 조성한 미디어 창작실은 라이브 방송과 유튜브 방송이 가능하다.
수정도서관은 모두의 공간을 성남지역 문학작가 컬렉션 상설 전시, 작가와 함께하는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 시민들이 재능을 펼치는 전시 공간으로 무료 제공하며, 시민․작가․예술가가 어울려 예술과 문화를 누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기존 시청각실을 리모델링한 모두의 공간은 비대면으로 열린 ‘2020년 고객소통 운영위원회’ 설문조사에서 나온 시청각실 개선과 활용 방안을 수렴했다.
도서관의 획일적인 공간 구성과는 다르고 기존에 없었던 공간이라 조성 초기 구경만 하고 머뭇거리던 이용자들도 이제는 편하게 이용한다. 이용자들은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어린이실 이용자들은 자녀들과 함께 둘러본다. 모두의 공간은 도서관 개방 시간 내내 관리자 없이 이용자들이 자율적으로 이용한다.
쉼과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질 모두의 공간. 나만의, 모두의 즐거움으로 채워지며 더 넓은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