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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이야기] 슈퍼 잎사귀를 자랑하는 오동나무
5월 숲에서 보랏빛으로 꽃피다
비전성남   |   2024-05-10 [19:18]

▲ 종 모양의 연보라빛 통꽃을 피우는 오동나무의 꽃  © 비전성남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의 여왕, 5월의 숲엔 아카시나무가 포도송이 같은 하얀 꽃을 피워 5월 숲의 주인공이 된다.

 

하지만 아카시나무가 무성한 5월의 숲에서 연보라색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키 큰 나무가 있다. 오동나무(Paulownia coreana Uyeki).

 

10미터 넘게 자라는 오동나무는 과장스럽지만 죽죽 자라나는 게 보일 정도로 빨리 자란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는 나무 중 오동나무보다 잎사귀가 큰 나무는 없다.

 

▲ 꽃 길이가 6cm 정도인 오동나무 꽃은 털이 있고 끝이 다섯 갈래로 불규칙하게 갈라져 있다  © 비전성남

 

보통은 타원형이지만 성장하면서 오각형이 되는 오동나무의 잎 지름은 보통 20~30센티미터다. 생장이 왕성한 어린 오동나무 잎 지름은 70~80센티미터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작은 우산을 편 것처럼 잎사귀가 크다 보니 우산 없이 밖에 나갔다가 갑작스레 소나기를 만나면 오동나무 잎을 우산처럼 받쳐 들고 집으로 뛰어가면 비를 피할 수 있다.

 

잎이 워낙 넓다 보니 오동나무는 여름이면 세찬 비바람을 몰고 오는 태풍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다. 밤사이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오동나무의 꺾인 가지가 널브러진 잎과 함께 눈에 띄곤 한다.

 

이렇듯 큰 잎으로 인해 바람에 찢어지기 쉽고 벌레에게 크고 넓은 잎을 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동나무가 큰 잎을 가진 이유는, 다른 나무보다 더 많은 햇빛을 받아 더 많은 영양분을 만들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다. 빨리 자라는 오동나무의 전략은 커다란 잎에 있는 것이다.

 

▲ 오동나무의 꽃망울과 끝이 뾰족한 달걀 모양인 열매는 삭과로 길이는 3cm 정도며 여러 개 모여 열리는데, 10월에 익어서 두 조각으로 갈라진다  © 비전성남

 

빨리 자라는 나무가 대체로 단단하지 못해 목재로서 푸대접을 받기 쉽다. 그런데 오동나무는 빨리 자라면서도 속이 뒤틀리지 않고 결이 고와 훌륭한 목재로 사용가능하다.

 

보통 30~40, 길게는 100년 지나서야 목재로서 쓸모 있는 많은 나무와 달리 오동나무는 15~20년이면 좋은 목재로 크니 참 기특하게 느껴진다.

 

그렇다 보니 우리 조상들에게 오동나무는 베어내 쓰기 위해 심은 나무였다. 특히 딸아이를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고 딸이 시집갈 때 오동나무를 베어 장롱 한 채를 지어 시집보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빨리 자라 훌륭한 목재로 큰 몫을 해내는 오동나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밖에도 우리 조상들은 아버지를 여의면 대나무지팡이를,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위가 둥글고 아래는 모가 지게 한 오동나무 지팡이를 쓰는 풍습이 있기도 했다.

 

▲ 오동나무의 모습  © 비전성남

 

오동나무는 또한 목재가 소리를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울림이 좋다 보니 공명판으로 삼기에도 으뜸이라 거문고·비파·가야금 같은 악기를 만드는 데도 요긴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악기와 군대병기에 요긴하게 쓰이는 오동나무를 왕명으로 심도록 했고, 공조(工曹)와 관찰사가 세심하게 살피도록 했다. 심어야 할 오동나무의 수까지 지정했고 함부로 오동나무를 베었다가 파직을 당한 기록도 있다고 하니 오동나무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위상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오동나무는 5~6월 무렵 가지 끝에 종 모양의 연보라색 통꽃이 피는데 향기가 진하다. 성남에서도 이 시기 오동나무 꽃을 만날 수 있다.

 

5월 아카시나무 사이에서 꽃을 피운 키다리 오동나무의 잎은 봄이라 아직 작지만 이번 여름에도 슈퍼 잎사귀로 잎을 키워 왕성한 성장을 할 오동나무를 기대해 보게 된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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