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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해설사와 함께하는 골목여행 “태평한 마을로 놀러 오세요”

광주대단지사건 49주년 기념 문화주간 시민체험 프로그램, 14일까지 진행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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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성남
기사입력 2020-08-08

▲ 광주대단지사건, 태평한 마을 읽기,놀기, 담기 프로그램 안내     © 비전성남

 

1971년 8월 10일 발생한 광주대단지사건, 내년에 50주년을 앞두고 광주대단지사건을 조명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 움직이는 땅 광주대단지사건     © 비전성남

 

‘광주대단지사건’이란

 

1960년대 후반, 서울시 무허가주택 정리사업으로 철거민들에게 도시기반 시설과 분양권 제공 조건을 내세워 13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구를 광주대단지로 이동을 감행했다.

 

하지만 광주대단지에는 약속과 달리 생계수단을 이어갈 인프라가 전무했고 유예기간을 두거나 조정하기로 했던 각종 조세를 한꺼번에 부과했다.

 

생존권을 위협당한 이주민들은 1971년 8월 10일 정부를 향해 최소한의 생계수단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생존권 투쟁을 벌였다. 당시 플래카드에는 ‘배가 고파 못 살겠다’, ‘일자리를 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찰과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대단지 전역을 장악했고 6시간 만에 서울시장의 주민 요구 무조건 수락과 함께 사건은 마무리된다.

 

대단지 관할권이 서울시에서 경기도로 넘어오게 되고 오늘날 성남시 탄생의 계기가 된다. 

 

광주대단지사건은 정부의 무계획적인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으로 서민들의 생존권 위협에 직면해 자발적으로 정부에 대항한 해방 이후 최초의 민중 봉기 사건이다. 

 

당시에는 ‘난동’, ‘폭동’으로 매도됐으나 지난해 성남시는 ‘광주대단지사건 재조명’ 조례를 마련, 통과시켰다.

 

올해 광주대단지사건 49주년을 맞아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은 전시와 공연 그리고 비대면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남시 생성의 역사인 광주대단지사건을 조망하고 있다.

 

▲ 태평한 마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 예정지     © 비전성남
▲ 참가자들이 한지를 이용해 부채를 만들고 있다.     © 비전성남
▲ 태평한 마을에서 읽기, 놀기, 담기     © 비전성남

 

성남시는 광주대단지사건 49주년 기념 문화주간을 맞아 시민체험, 도시재생 체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성남시도시재생지원센터 주관으로 8월 14일까지 진행된다.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은 ‘태평한 마을 읽기, 놀기, 담기’ 프로그램으로 성남 원도심 골목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마을 주민해설사와 함께하는 골목투어, 한지 부채 만들기, 양말목 걱정 인형 만들기, 추억의 골목 놀이 등 다채롭게 진행된다.

 

▲ 강성진 해설사가 참가자들에게 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있다.     © 비전성남
▲ 오래된 사진 전시     © 비전성남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마을 주민해설사와 함께하는 골목투어’에 합류해 태평한 마을, 태평동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보존될 것과 새롭게 탄생하고 발전할 태평동을 기대해봤다.

 

▲ 영상과 낭독극이 진행되는 천안방앗간     © 비전성남
▲ 마을을 담은 영상이 상영 중이다.     © 비전성남

 

강성진 마을주민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수정구 태평동 2224번지, 공동이용시설 예정지에서 출발한 골목여행은 40년 전통을 잠시 멈추고 이번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공간을 허용한 ‘천안 방앗간’으로 향했다. 

 

방앗간에선 주민들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영상 상영과 함께 광주대단지사건을 내용으로 한 소설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낭독극이 펼쳐진다.

 

▲ 주민들의 덕담이 담긴 배너     © 비전성남
▲ 배너     © 비전성남
▲ 배너     © 비전성남

 

골목 곳곳에는 태평동 주민들의 덕담이 담긴 배너가 걸려있다.

 

초기 정착 당시, 태평동 인근엔 양말공장을 비롯해 미싱방, 재단방, 완구공장 등 소규모 제조업들이 많았다. 가내수공업 형태로 운영되고 집에서, 골목에서 삼삼오오 모여 양말 부업을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 태평동 골목 투어     © 비전성남
▲ 골목에서 발견되는 소소한 재미     © 비전성남

 

70년대 초반, 원도심에는 ‘루삥(아스팔트 기름을 바른 장판지)’이나 슬레이트 지붕의 단층집이 대부분이었다. 80~90년대에 일어난 건축 붐은 현재의 2층 벽돌집으로 탈바꿈한다.

 

빨간 벽돌집, 상아색·고동색의 두 가지 톤 벽돌,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 등 골목을 돌다 보니 건물의 형태나 벽돌, 건축 자재들에서 가옥의 건축 연도나 대략적인 스토리가 읽힌다.

 

▲ 광주대단지사건 직후에 지어진 가옥     © 비전성남
▲ 호랑이가 쉬던 바위가 나왔다는 냉장고 대용 터     © 비전성남
▲ 70년대 초반 가옥의 구조, 부억     © 비전성남

 

광주대단지사건 직후에 지어진 가옥, 1761번지

 

20평을 분양받아 집주인 부부가 손수 벽돌을 찍고 쌓아올렸다는 1761번지에 도착했다. 1가구당 방 1개와 부엌, 부엌 위로는 다락방이 있는 구조다.

 

20평 부지 위에 지어진 집은 3가구도 살 수 있는 구조로 지어졌다. 두 곳은 세를 주고 방 한 칸에서 시부모와 아들 내외, 손자 여섯 식구가 살았다고 한다.

 

냉장고가 없어 땅을 파서 냉장고로 사용했는데 땅을 파 내려가던 중 호랑이가 앉아 쉬던 바위가 깔려있음을 알게 됐고 이후 ‘호랑이 집’으로 불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왔다.

 

집주인은 기운 센 호랑이 집이라선지 사는 동안 집에 도둑이 들거나 화재나 불화 없이 태평한 삶을 영위했다고 한다. 지금은 주인 부부는 떠나고 빈집으로 남아있다.

 

▲ 집주인의 개성이 담긴 가옥들     © 비전성남

 

공판장, 세탁소, 슈퍼, 정육점이란 글자가 박힌 오래된 간판들이 흑백사진처럼 걸려 있다. 과거 우물터였다는 곳으로 이동했다.

 

우물터에서 막걸릿집으로, 현재는 제2의 후암동을 꿈꾸는 집주인이 입주했다는 주택은 제법 세련된 외관을 갖추고 있다. 집주인의 개성 또는 건축 흐름에 따라 주택에 색을 덧칠하고 리모델링이 이뤄진 흔적도 보인다. 

 

▲ 움직이는 땅, 광주대단지사건 공동 총괄기획자 김은영 단장의 미디어전시 설명     © 비전성남
▲ 광주대단지사건 49주년 행사 안내     © 비전성남

 

강성진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한 태평동 골목여행을 통해 태평동의 현재에 서서 70년대의 고단했던 삶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땅 위에 새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강 해설사의 안내는 김호민·이경희·장석준·허수빈 작가의 시선을 통해 재조명되는 ‘움직이는 땅, 광주대단지사건 미디어전시’가 진행되는 전시장(2110번지)으로 이어진다.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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